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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함덕주' 첫 등판 합격점…이영하도 불펜 연착륙

두산이 단행한 마운드 보직 변경이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함덕주(25)는 선발 복귀전에서 호투했다. 구원 등판한 이영하(23)는 기대만큼 묵직한 구위를 선보였다. 함덕주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12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산이 10-0으로 이겨 함덕주는 승리투수가 됐다. 위기가 없었다. 함덕주는 4회 초 1사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오태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6회까지 다시 8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최대 시속 8㎞ 구속 차이를 활용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은 체인지업이 돋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제구도 좋았다.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과의 승부가 함덕주의 피칭을 압축해 보여줬다. 2회 초 첫 승부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꽉 찬 시속 140㎞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허를 찔린 로맥은 자세가 무너진 채 배트만 돌렸다. 4회 초 2사 1루에서도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몸쪽 시속 125㎞ 체인지업으로 루킹 삼진을 솎아냈다.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함덕주는 2018년부터 올해 8월 20일 잠실 롯데전까지 불펜 투수로만 나섰다. 올 시즌 10세이브를 기록한 두산의 마무리 투수였다. 그러나 최근 보직이 전환, 이전부터 바랐던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마침 선발 로테이션에 있었던 이영하가 불펜 전환을 원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는 시즌 중 마운드 주요 보직을 맞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윈-나우'를 위한 승부수였다. 성공 열쇠는 함덕주가 쥐고 있었다. 그는 2017년 선발로 뛴 경험이 있다. 그러나 갑자기 투구 수와 이닝 소화 능력을 끌어올리는 건 쉽지 않다. 일단 함덕주는 SK전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경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은 "함덕주의 투구 수를 최대 80개 정도 생각하고 있다. 일단 (선발 투수로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함덕주는 1092일 만에 선발 복귀전에서 공 62개를 던지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경기 뒤 만난 함덕주는 "투구 수 제한(80개)이 있었다. 목표한 이닝을 채우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구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선발로 나서고 싶어서 꾸준히 준비했다. 나는 선발 체질이다. 몸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슬라이더, 커브 구사율 향상을 통해 더 다양한 공 배합을 하겠다"는 각오도 덧붙였다. 이영하도 불펜 안착 가능성을 보여줬다. 불펜 전환 후 처음 등판했던 8월 29일 잠실 LG전에서 피안타 없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후 등판한 세 경기에서도 자책점은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영하가 아직 박빙 상황에서 등판하진 않았다. (지금까지는)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영하가 선발 투수로 더 성장하길 바라지만,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는 그에게 뒷문을 맡길 예정이다. 김태형 감독은 "힘으로 붙어야 할 상대가 있고, (유인구로) 도망가야 할 때도 있다. (보직 전환을 통해 이영하가) 스스로 느끼며 성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직 전환의 성패를 평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SK 타선은 KBO리그에서 두 번째로 득점력이 저조하다. 함덕주의 선발 연착륙은 다른 팀을 만나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 이영하도 3일 삼성전에서 결승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그러나 두 젊은 투수의 '시프트'는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견고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는 데에는 성공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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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라이브]함덕주 "기죽었었죠, 기록·보직에 얽매이지 않겠습니다"

두산 좌완 불펜투수 함덕주(25)의 2019시즌은 부진했다는 인식이 있다. 61경기(54⅔이닝)에 출전해 2승5패·16세이브·7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3.46. 소속팀 불펜의 주축이고, 투고타저 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평범한 기록이긴 하지만 저평가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시즌 초반에는 마무리투수를 맡다가 기복을 보이며 한 차례 2군에도 내려갔다. 그사이 자신의 자리를 이형범에게 내주기도했다. 2017시즌에는 선발로 24번 등판했다. 7승을 챙겼다. 이듬해는 클로저를 맡았다. 리그 대표 투수가 된 차우찬처럼 활용도가 높은 선수로 여겨졌고,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이러한 행보는 함덕주를 향한 기대치를 높여놓았다. 2019시즌이 냉정한 평가를 받은 이유다. 2차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함덕주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마무리투수 복귀 의지다. 두산팬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선수는 마음을 비웠다. 그는 "보직을 지키고, 얻는 문제로 자극을 받고 싶지 않다. 어떤 상황에 등판해도 내 공을 던지려는 생각뿐이다. 중간 투수로 나서는 게 심적으로는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행동 회로를 되짚어봤다. 함덕주는 자신이 부담감에 발목이 잡혔다고 본다. 2018시즌에 27세이브를 기록하며 유일한 약점이던 뒷문 강화를 실현한 주역이다. 그러나 커진 기대치에 부응하려는 의욕은 부작용이 됐다. 그는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돌아봤다. 그 탓에 목표가 소박해졌다. 함덕주는 "한 시즌이 끝났을 때, '편안하게 잘 치렀다'는 마음이 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마무리투수에서 물러났을 때 의기소침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언제부터 그런 투수였나'하는 생각도 들더라. 마운드 위에서는 투구만 집중할 수 있도록 편안한 마음을 갖기 위해 노력하겠다. 숫자에도 연연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지도자가 싸움닭 같은 기질을 가진 투수를 선호한다. 함덕주의 각오는 견해에 따라 공감받지 못할 수 있다. '마무리투수는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 '한 시즌 동안 1군에서 뛰는 게 목표다'는 그의 각오도 자칫 근성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그러나 함덕주의 지향점은 명확하다. 심리 관리를 통해서라도 타자와 자신의 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2019 프리미어12 대회 국가대표팀에 선발됐을 때 뼈저리게 느꼈다. 자신이 태극마크를 달아도 되는 선수인지 확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내 공을 던지는 느낌이 없는데 이래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아무리 영광스러운 기회가 주어져도, 심적으로 흔들리면 마운드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2019시즌을 실패한 시즌으로 치부하진 않는다. 포인트(세이브+홀드)도 20개 이상 기록했고, 등판 수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마음을 비우고 등판한 후반기에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만족할 수 있는 투구를 하는 데 집중한다. 볼넷 허용에 대한 부담감, 좌타자에 약하다는 비판도 연연했다. 이제는 마치 처음으로 1군에 입성했을 때처럼 그저 버티고, 도전하는 자세로 시즌을 보낼 생각이다. 회복탄력성이 부족한 점을 인정하지 않는 선수도 있다. 함덕주처럼 내려놓는 게 정상을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각오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배움도 생길 것이다. 성장과 도태기로에 있는 젊은 투수의 행보가 주목된다. 미야자키(일 미야자키현)=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2.25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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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미래' 함덕주의 각오 "더 독해졌어요"

"각오도 달라요. 더 독해졌어요."프로 3년차를 맞는 두산 함덕주(20)가 더 '독해진' 마음을 안고 겨울을 나고 있다. 이제 막 자신의 가치를 알린 그는, 더욱 확실한 자리를 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중이다. 원주고를 졸업한 함덕주는 2013년 5라운드 43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첫 해 3경기에 나와 1⅓이닝을 던지며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3.75를 기록했고, 팔꿈치에서 뼛조각이 발견돼 재활에 매달리며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생각보다 기회는 빨리왔다. 2014년 시즌 중반 1군에 올라온 뒤 추격조로 나서기 시작했고, 이후 배짱있는 투구로 눈도장을 찍으면서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31경기에 나와 26⅓이닝 1승 무패 2홀드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하며 프로 2년차를 마무리했다. 함덕주는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야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1군에 가게 됐다"며 "스스로는 잘 했다고 느끼지 못하는데 사람들이 알아봐 주니 좋긴 한데, 부담도 된다"며 웃음지었다. 1군에서 꾸준한 등판 기회를 얻으면서 더욱 성장해나갔다. 함덕주는 "처음엔 중요한 상황이 아닐 때 등판하는 것도 떨렸는데 지나고 나니 그 상황이 괜찮아지더라. 중요한 상황에 올라가는 것도 떨렸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또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대선배들과의 맞대결도 자양분이 됐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을 3구삼진으로 처리한 장면은 그의 가치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함덕주는 "처음엔 의식도 못했다.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 대단하신 분들과 상대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더 잘 하고 싶고, 잘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운드에 오르는 일 자체가 즐거움이었다. 그는 "등판이 엄청 기다려졌다. 더 던지고 싶었고, 불펜에 앉아있으면서도 나가서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도 다르지 않다. 그는 "새 시즌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용찬과 정재훈, 홍상삼 등이 빠져나간 두산 마운드에서 함덕주의 성장은 더욱 기대 받고 있다. 함덕주가 성장하면, 팀도 웃는다. 그는 "아직 1년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진짜 잘해야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며 "지난 해와는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도 다르다. 더 독해졌다"고 했다. 진야곱, 이현호 등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한 좌완들과는 또다른 경쟁이 펼쳐진다. 함덕주는 "작년보다는 모든 면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계속 1군에 있으려면 체력도 좋아야 한다"며 "함덕주는 "1군에 오래 있는게 목표다. 왼손 투수들이 많아 져서 경쟁도 해야 한다. 정말 잘 해야되니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2015.01.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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